게임 이야기

메루루의 아틀리에

ins12 2013. 12. 7. 15:32

 플레이타임 70시간+@, 플래티넘 클리어. 2주차 하다가 플레 어렵지 않나 해서 3주차를 각오하고 있었는데 어떻게 저렇게 마키나 3층 한번 여니까 이후 보스들은 무난무난해져서 다행히도 2주차로 클리어.

 여러모로 토토리보다 발전된 모습이 눈에 띈다. 모델링은 거의 완성단계에 온게 아닌가 싶은데, 2D 일러의 느낌을 살리면서 3D에 옮기는 기술로는 최상급이 아닐까. 표정도 보다 다양해졌고. 여기서 더 나아가서 얼굴에 굴곡을 준다면 2D의 느낌이 유지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시스템에서는 새로 도입된 개척 시스템이 좋다. 토토리의 PT 시스템은 자유도라는 측면은 있었지만 목적을 제시하는데는 조금 실패한 측면이 있었다고 보는데, 개척 과제가 계속 던져지니까 모험도 연금도 과제가 계속 주어져서 오히려 더 이것저것 해 보게 된다. 대신 그만큼 진행의 자유도는 조금 희생한 측면은 있지만 어짜피 전작도 PT를 열 때마다 맵이 넓어지는 식이었고 또 맵이 넓어질 때 등장하는 큰 맵과 보스를 잡는 게 랭크 상승의 필수였으니까 따지면 비슷비슷하다고 생각해.

 인터페이스는 확실히 발전. 제작 중에 재료로 쓰이는 연금물품이 부족하면 바로 그 물품을 제작할 수 있고, ~계열 재료도 제작 가능한 물건은 바로 리스트로 보여주고 제작할 수 있는 등, 여러 가지로 노트가 필요했던 전작보다 훨씬 편해졌다. 뭐, 그렇다고 노트가 필요 없는 건 아니다. 인벤토리가 1999칸으로 커지긴 했는데 그 만큼 재료 채집량이나 연금에 필요한 재료 수도 늘어서 인벤토리는 여전히 모자란다.

  연금 재료나 몬스터 같은 건 재탕이 아닐까 했는데 별로 그렇지도 않고 연금도 코스트 시스템이 달라진 것만으로도 굉장히 다른 시스템이 되어서 새로운 느낌으로 할 수 있다. 치무가 없어진 대신 양판점이 완전한 복사가 가능하게 되었고, 그래서 드는 돈은 '싼 값' 특성과 '고가' 특성을 이리저리 조합해서 만드는 아이템을 팔아서 해결해야 하니, 여러모로 전작보다 연금의 느낌을 더 잘 살렸다. 굿. 다만 바뀐 코스트 시스템은 이전보다 더 어렵다. 코스트 뻥튀기용 중화제와 바람 정령의 숨결, 퓨어오일은 필수일듯.

 전투 난이도도 높다. 뭐 템 맞추면 세니까 낮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난이도가 낮은 게임은 뭔 템을 쓰든 잡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높은 템을 요구하니까 그것만으로도 난이도가 쉽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생각. 게다가 비타판의 추가 특성은 성능이 초월적이라서 장비를 맞추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데, 문제는 추가 특성을 얻기 위해서는 최종 던전을 어느 정도 진행해야하고, 최종 던전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장비를 맞춰야 하고, 하는 스파이럴이 있다. 벽이 딱 세워져 있어서 쉽지가 않아. 

 거기에 장비 맞추기도 어려워진 게 치무 복사가 사라지면서 양판점에 잉곳, 천을 직접 등록을 해서 사야 하는데 가격이 꽤 나간다. 후반에 언령 붙인 엥겔스톤은 근 2만에 육박할 정도. 제조비도 5만 가까이 나오니 무기 하나에 7만 가까이 드는 셈. 여기에 캐릭터가 13명이니까... 게다가 이건 무기만이지 방어구는 더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도 장신구에 비하면 별 거 아니다. 장신구류는 들어가는 재료가 굉장히 제약적인데다 요구 코스트도 언령이 들어가는 탓에 무기/방구보다 훨씬 높다. 결국 언령 도배 장신구는 포기하고 그 전 단계의 물건으로 마키나 및 이변 보스 모두 클리어했다.

 팁을 하나 주자면 지오에게 그림자 언령을 달아주고 돌파, 순섬을 반복하면 순섬의 턴 당기기 효과가 계속 발동된다. 매우 높은 확률인 것 같다. 베테랑 스킬 덕인지도 모르겠지만. 덕택에 갓 오브 마키나도 한 턴도 주지않고 클리어.... 환갑 노인네가 뭐 이리 세! 그리고 언령을 얻을 수 있게 되면 무한 메테오-루에 마하던지기 붙여서 이것저것 붙여서 만들자. 턴이 금방금방 돌아와서 연금팟이 사기성이 짙어지니 역시 유용.

 지적하고 싶은 건 서브 캐릭터들의 존재감 차이. 신 서브캐릭터들이 존재감이 너무 약하다. 캐릭터로써도 썩 매력적이지 않고. 워낙 전작 캐릭터들이 많이 나와서 신 캐릭터들이 짓눌려버렸다. 미미같은 캐릭터가 없어. 이야기도 메루루만을 중심으로 도는게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스토리가 좀.. 화신 잡는게 메인 스토리 축인거 같은데 여기가 더 강조되야 하는 거 아닌가? 잡아놨더니 와 잡았네요 올ㅋ 정도로 끝나는게 거 이상타 이상해;; 플러스판 추가 엔딩은 확실히 시리즈의 끝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지만 다른 엔딩들이 부실하다는 건 부인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