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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마무스메 Pretty Derby S1 TVA

ins12 2021. 5. 19. 00:14

전함, 총, 도검에 이어 이제는 말이냐,, 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만든 우마무스메 기획. 대놓고 도박인 경마를 모에화했다는 것 만으로도 부담스러운데 그 캐릭터들이 노래도 부른다고? 이건 좀 너무 간 것 아닌가. 아니메는 그 P.A.Works를 붙여서 그럭저럭 방영하는 것 같더니 게임은 연기 연기 연기. 연기가 많은 게임은 개발에 부침이 많았다는 뜻으로, 보통 이것저것 해 보다가 엎고 회수를 위해 대충 슥삭 만들어서 내기 마련. 그렇기 때문에 망겜일 게 뻔하다고 했던 그 게임이, 발매하자마자 일본의 모든 덕후 가챠겜을 평정하는 초대형 히트를 기록할줄은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 게임이 망하지 않았다는 것 만으로 사이게는 평가받아야 하는데, 심지어 고평가를 받고 히트를 치다니, 사이게임즈의 개발력이 절정에 달했다고 평가할 만 하다. 워낙 히트작이 된 지라 가만히 있어도 움짤들이 범람하고, 보다보니 골드십 드랍킥하는거가 귀여워서, 결국 3년전에 나온 애니메이션을 다시 보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경주마가 주인공이고 경마가 배경이니만큼 애니메이션은 스포츠물의 왕도를 따라간다. 사실 캐릭터들에게 말 귀랑 꼬리를 빼면 그냥 스포츠물이다. 시골에서 상경한 주인공은 사실 재능이 넘치는 아이였고 믿음직한 동료와의 절차탁마, 라이벌과 경쟁을 이겨내고 일본 제일에 도달한 것이다! 그런 단순한 플롯이지만, 그 서사를 깊게 해 주는 것이 이 캐릭터들이 실제 경주마들에서 모티브를 따왔고, 그 행적을 그대로 스토리에 담아냈다는 것이다. 특히 사일런스 스즈카는 절정의 순간에 화려하게 진 캐릭터라, 그의 이야기를 그대로 옮기기만 해도 영화 한편이 뚝딱. 그 사일런스 스즈카가 무사히 복귀해서 아버지가 같은 스페셜 위크와 나란히 경주한다는 마무리는 이 말들의 이야기를 들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매료되지 않을 그런 전개가 아닐지.

특이한 점이라면 흔히 스포츠물에 나올법한 악역은 없고, 캐릭터가 밉보일 사건도 거의 없다는 것. 다들 정정당당하고 깔끔하다. 스즈카가 다쳤을때는 복귀에 부정적인 대사 한두번은 나올 법도 한데 그런 것도 없다. 캐릭터를 팔아야 해서 그런지, 캐릭터의 '소유주'가 명확해서 그런지.

연출 면에서는 경주장면의 묘사가 화수가 진행되면서 점점 더 발전하는 모습이 독특. 초반부 경주에서는 뛰는게 좀 어설픈 감도 있는데, 후반부 경주로 가면 자세를 낮춘게 실제 경주마의 주행과 유사해지고 연출에 박진감이 넘친다. 게임에도 좋은 영향으로 이어졌을지도.

단순 스포츠 아이돌 물이었다면 알 수 없는 기획이었겠지만 경주마를 끼얹는 것 만으로 오리엔탈 샐러드마냥 어우러질 수 있다는게 정말 신기하다. 여전히 경마가 그렇게 대중적인 소재인지는 모르겠지만, 사이게의 능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