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후덕후

꽃피는 이로하

ins12 2012. 4. 2. 13:14


너무너무 재밌어서 광속으로 다봤다! 이러면 안되는데.

이 애니는 캐러 원안이 키시다 메루라는걸 알았을 때 부터 찍어뒀었는데, 방영할때는 실시간 감상을 꺼려서 제꼈고, 제끼고 볼때쯤 되니 BD가 덜 나와 있었고, 얼마 남지도 않아서 걍 BD로 다 보자 하고 남겨뒀다가 이제야 보게 되었다.

성장드라마이고, 어떻게 보면 배경 좀 독특한 일상물과 뭐가 다르냐! 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잔잔함이 좋았다. 감각적인 연출도 좋았고. 가장 맘에 들었던 화는 11화. 장면 하나하나에서 오하나의 감정이 그대로 묻어나오고, 벌어지는 해프닝 속에 잡히는 감정선들,,

각본가가 오카다 마리라는 분이던데, 아노하나의 각본도 동시에 맡았다고 한다. 동 시기 두 기대작을 모두 맡다니 좀 쩌는 듯. 아노하나도 연출과 묘사가 좋았는데 특기인가 봄. 여러가지로 취향에 맞아서 작품목록을 뒤져볼 마음이 나는데, 또 보니까 그렇게 성공작들로만 도배된 작가는 아니더라. 스토리에 문제가 있다는 평을 받은 작품도 보이고.

덴로쿠의 말대로, 희취장의 종업원들은 모두 착한 인물들 뿐이고, 모두 사랑스러운 캐릭터들 뿐이었다- 고 할까. 악역이 없어서 스토리에 굴곡이 지지 않고 그게 밋밋하다고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캐릭터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면 꽤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써놓고보니 미소녀 치유물 비슷한 느낌이 나는데 별로 그렇진 않다. 전통적 화식 온천여관을 배경으로 한 홈드라마라 할까. 캐릭터들도 모에코드보다는 '사랑스러운' 쪽에 더 가까운 느낌. 원안이 키시다 메루여서 그 수채 톤 때문에 더 그럴지도.

배경이 배경이다보니 욕탕 씬이 좀 나오는데, 욕탕인데도 화면이 너무 깨끗해서 놀랍다! 고 생각하다가 BD라는 데 생각이 미침. 렌즈가 깨끗해졌겠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니면 말고,, 근데 그런데도 전혀 에로에로한 생각이 안드는 걸 보면 뭐. 3화도 그냥 웃겼을 뿐.

nano.RIPE가 맡은 오프닝들은 맘에 들어서 앨범까지 구했다. 꽃의 색이나, 面影ワープ나 맘에 들고 스페셜로 ED로 들어간 곡들도 괜찮고. 기교도 없고, 가사와 멜로디가 딱히 매칭되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 굉장히 끌려. 역시 내 취향이 이런식의 락 스타일 곡인건가. 애니송에 천작할 수 밖에 없는 운명?


여담으로 성우인데, 노토 마미코씨는 마리미떼의 시마코 역 이미지가 굉장히 강하고, 본인도 그 톤을 딱히 바꾸려고 하지 않아 그냥 그렇게 듣고 있었는데 이번 작에선 좀 달랐다. 핑드럼에서도 연기야 달랐지만 톤은 유사했던 반면, 이 작품에선 연기 톤조차 색다르게 잡았는데, 가다가다 본래 톤이 튀어나오곤 해서 글쎄. 더구나 왠지 노토 마미코 하면 "상냥한, 그림으로 그린 듯한 미소녀"의 목소리라는 느낌이잖아? 토모에는 전혀 그런 캐러가 아닌데, 원래 톤이 튀어나오면 그 이미지가 겹쳐져서,, 그런 면에선 차라리 나코에 어울렸다고 생각하지만 너무 뻔하기도 하고. 요즘은 성우들이 팔색조같은 면모를 보이기보다는 그냥 자기가 잘 하는 스타일, 아니 그걸 넘어서서 애초에 성우에 맞게 캐릭터를 뽑는 - 딱히 애니뿐만 아니라, 애니화 가능성이 높은 라노벨, 만화에서도 - 경향이 있어서 질적 저하라는게 이런건가 하기도 하는데, 뭐 그래도 안되는 성우에게 억지로 맡기는 것도 무리잖아?

정작 나코는 토요사키 아키씨던데 이쪽은 오히려 유이와는 전혀 다른 목소리라서 좀 놀랐다. 근데 찾아보니 이쪽 톤으로 연기한 작품이 오히려 더 많은 것 같기도 하고 그래. 어찌뙜든, 굉장히 "괴롭히고 싶어지는" 목소리라고 해야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