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후덕후

스쿨럼블

ins12 2012. 6. 30. 01:16

 생각해 보니까 이 만화, 완결을 안 봤었다.

 9권이었나까지 사 보다가 말기도 했고, 애니도 굉장히 재밌게 봤고 해서 여러모로 좋아하는 작품이었는데 완결이 개판이라그래서 넘어갔었다. 아마 수학여행편까지 봤다가 신경 껐지 싶은데 이제 와서 잘 모르겠고 다시 처음부터.

 캐릭터도 많고 애정관계도 뒤죽박죽. 5~6권부터는 텐마는 완전히 뒷전이고 에리-하리마-야쿠모의 3각관계를 축으로 그야말로 태풍이 몰아치는 인간관계. 당시에는 신인작가 답지 않게 작화가 뛰어나 기성 작가의 새 펜네임이 아닌가 하기도 했었지. 다시 보니까 군데군데 작화가 어긋난 부분이나 연출이 구식적이라거나 하는 부분이 눈에 띄긴 하다.

 그래서 다시 본 결과는, 적어도 지금 가해지는 그정도의 비난은 과하지 않나 하는 생각. 물론 결말이 어설픈건 수습을 못한 결과긴 하지만, 사실 이런 류의 단편 에피소드 나열 개그물에 그런 엔딩은 어찌 보면 전통적이기도 하다. 다 양보해서 에리와 약혼(?)하는 에피소드까지는 괜찮았는데, 거기서 에리편으로 엔딩 내버렸으면 아마 이정도 비난은 없지 않았을까. 여러모로 하리마가 에리와 맺어져서 대단원-이면 어울리기도 하고. 거기서 한번 더 틀은 게 패인이었다고 본다.

 작품의 전반적인 내용이야 어짜피 내용없는 개그일관 만화였던건 너도 알고 나도 알고 개연성 어쩌고 해봐야 별 상관 없고 재밌기만 하면 되잖아? 그리고 충분히 재밌고. 그 시기에는 돌풍적인 인기를 얻은 만화였는데, 지금 와서는 기억하는 사람도 얼마 없다는게 아쉽구나. 인기란 그런 거지.

 <여름의 아라시!>는 어떻게 끝났는지 모르겠는데 그정도 이야기를 수습 못했을 리는 없으니 잘 끝났을테고, 여러모로 더 기대해 볼 만한 작가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