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후가 아닌 문화물

인형은 왜 살해되는가

ins12 2015. 8. 19. 20:49

 다카기 아키미쓰의 <인형은 왜 살해되는가>를 읽었다. 사실 별 생각없이 어디서 들어본 것 같아서 잡았던 건데 전후의 고전이어서 잘 된 선택이었다. 무대적인 살인에 마술사와 오컬트가 등장하는, '기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릴 듯한 작품. 일본 추리소설을 이야기할 때마다 나오는 말이지만 이 작품도 역시 초기 김전일스러운 기기괴괴함이 있는데, 김전일이나 코난 등에서 자주 나오는 마술사 소재는 여기서 출발한 것일까. 아니면 란포?

 그런 비현실적이기까지 한 작풍이므로 이에 반발하여 사회파가 나온 것도 이해할 만 하다. 트릭을 위한 트릭, 살해당하기 위해 등장한 캐릭터들. 본격 추리소설의 흔한 비판점이 다 들어가 있는 물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재미있다. 작가가 글재주가 있는지 술술 읽히는게 장점. 트릭은 별로 마음에 안들지만 뭔가 퇴폐적인 전후 일본을 그린 고전적인 향기가 내 취향. 역시 고전부터 봐야 하는가.. 다카기 아키미쓰의 다른 작품도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