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후가 아닌 문화물

밤에 걷다

ins12 2015. 8. 31. 23:03

 <인형은 왜 살해되는가?>를 읽고 카를 읽어보기로 결심해 서울에서 알라딘가서 바리바리 사들고 내려왔다. 여기에 알라딘이 없는건 아니지만 카는 없을 것 같으니까. 뭐 이제 내가 다 읽고 방출하면 생기겠지 maybe. 도서관에서 빌리는 것도 방법이지만, 도서관에서 빌리면 기한때문에 마음도 급하고 또 가기도 영 파이고 해서 그냥 알라딘에서 사고팔고 하기로 했다. 권당 2~3천원이면 납득할 만 해야지.

 <밤에 걷다>는 카의 데뷔작이라고 한다. 밀실추리의 대가로 유명한 카 답게 데뷔작도 밀실 사건. 시작부터 제시되는 잔혹한 탈옥수의 협박이 스릴감을 더해준다. 그리고 잔혹하기 그지 없는 밀실에서의 참수 살인. 일반적으로 추리소설에서 참수는 목 없는 시체를 만들고 바꿔치는 트릭이지만, 범인은 목을 가져가지 않았다. 트릭으로 사용하지도 않았으면서 벌인 참수 살인이라니, 시작부터 하드하다.

 그리고 뜬구름 잡는 탐정 방코랭과 그와는 상관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화자의 대 서스펜스가 벌어지는데.. 뭐 그건 그렇다 치고.

 좋았던 점. 흡입력있다. 단칼에 만능 스포츠맨인 피해자의 목을 베는, 잔혹하기 그지 없는 살인마의 그림자가 내내 어른거린다. 그런 음울한 분위기 속 신비스러운 미녀도 있고.. 발단만 조금 바꾸면 금새 하드보일드가 될 듯한 분위기야.

 역시 추리소설은 쉽게 죽일 수 있는걸 어렵게 죽이는게 참 곤란하단 말이지.. 껄껄. 고전작이다보니 아무래도 그런게 많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