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

에어타이쿤 4

ins12 2016. 1. 9. 18:36

 TradeGames Inc.의 항공사 매니지먼트 게임인 <에어타이쿤 4>를 해 봤다. 이 게임은 아이폰 전용으로 나올 때부터 관심이 많았는데 안드로이드로 나와서 기대기대하면서 플레이. 코에이의 고전 게임인 <에어 매니지먼트 2>를 벤치마킹해 간략화/온라인화 한 게 에어 타이쿤 온라인 시리즈인데, 그 2편을 오프라인 버전으로 낸 것이 <에어 타이쿤 4>. 이게 이 게임의 가장 큰 약점이라고 할 수 있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기본이 온라인이기 때문에 고증을 희생한 부분이 많다. 가장 큰 것이 항공자유협정이 없다는 건데, 시작할 때 본거지 설정은 하지만 항공자유협정이 없으니까 본거지가 의미가 없다. 일반적으로 본거지 설정이면 국적 설정이랑 비슷하게 받아들일 텐데 그런거 없이 그냥 슬롯 20개 더 받고 시작하는 것일 뿐이다. 항로 생성에 아무런 제한이 없으니까. 이 덕분에 시장은 그야말로 혼돈의 카오스, 어떠한 규제적 도움도 없는 약육강식의 시대인 것이다. 온라인에서야 도시 스탯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구현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은 하지만.. 글쎄. 어색한 건 사실이다. 이스탄불 본사를 둔 항공사가 브라질 국내선을 운영한다? 글쎄.

 여기에 항공자유협정이 없는 건 또 하나의 큰 문제를 낳는데 바로 냉전이 없다. 동서항로 개설도 자유롭고 항공기 구매도 자유롭다. 거기에 이 게임의 기본 공략은 일단 TU-104로 좋은 항로 선점하기...... 미국의 하늘을 투폴로프가 1961년에 날고있어

 그리고 허브 앤 스포크 구현이 잘 안 되어 있는 것 같다. 앵커리지같이 도시 자체는 별 볼일 없더라도 위치가 좋아서 항로가 결집되었기 때문에 수요가 높았던 지역이 있는데 딱히 이런 건 없는 것 같음. 스탑오버 항로라는 개념은 있지만 이 게임은 항로당 항공기 하나가 배당된다는 시스템적인 한계가 있어서 불완전함.

 마지막으로 아무래도 현실의 대도시는 여기서도 대도시인 건 별 수 없어서 몇 판 하면 판세가 비슷비슷하게 간다는 것도 한계라면 한계랄 수 있겠다.

 뭐 그런 한계가 있는 게임이지만 어쨌건 기본인 비행기를 사서 -> 항로를 열어서 -> 장사하자 먹고살자 하는 재미는 확실히 있어서 항덕들이라면 만져볼만한 게임이긴 하다고 생각. 대형기가 너무 안 좋은건 아쉽지만.


 이하는 팁..이라긴 그렇고 내가 좀 하면서 알게 된 점 몇 가지 정리.

 - 게임의 흐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약 20년 주기로 경제위기가 오면서 수요가 급락한다는 점. 이 위기에 AI는 제대로 대응을 못하기 때문에 치고나갈 기회가 된다. 특히 70년대 후반에 찾아올 첫 위기가 분수령. 뭐 이 다음에는 뭘 해도 되지 않을까?

 - 경쟁 항로에서 아둥바둥하는 것 보다 독점 항로를 찾아 떠나는 것이 대부분의 경우 더 현명하다. 컴퓨터는 (손해를 만들기도 어렵지만) 손해를 본다고 노선을 빼지 않는다. 본인 경영사정이 악화되어야만 뺀다. 즉, 가격 덤핑으로 상대를 몰아내는건 무의미하다. 문제는 컴퓨터는 가격공세를 해오기 때문에 경쟁노선에서 밀려나지 않으려면 가격을 맞춰야 한다. 이 무슨..

 - 즉, 상대가 공격을 해오면 적극적 방어 (서비스 질 개선, 가격 덤핑, 더 큰 비행기로 수요를 쓸어가서 너는 0으로 만들겠어!) 와 소극적 방어 (노선에서 밀리는 걸 인정하거 더 작은 비행기로 점유를 유지하겠어!) 가 있을텐데 소극적인 게 더 합리적으로 생각된다. 뭐 컴퓨터가 적자로 여력이 없는데 노선은 꿀노선이다 싶으면 좋은 비행기 투입해서 다 쓸어오는것도 가능은 하다.

 - 컴퓨터의 기재 운영은 별로 합리적이지 못하므로 대도시간 노선인데 작은 비행기다 싶으면 찔러볼 수 있겠지만, 가격 대응은 해 올 것이므로 그 비행기를 다른 대도시-중소도시간 독점 노선에 투입해서 1.6을 받아오는 것보다 수익이 낮을 수 있다는데 유의.

 - 이 게임 팁 찾아보면 항상 나오는 말이지만 1선 도시 (서울, 런던, 파리, 뉴욕 등등)는 피하고 200대 도시와 1선 도시, 혹은 2선 도시를 잇는 방향으로 가자. 컴퓨터도 수치합을 보고 먼저 노려온다.

 - 게임 시작할 때 고르는 본거지는 슬롯 20개 받고 시작하는 것 외에는 큰 의미 없으니 게임 시작하면 다른 항공사 정보 보고 본거지가 어딘지 체크해서 괜찮은 지역으로 이주하는 것도 한 방법.

 - 미국 동부와 서유럽, 특히 독일에 좋은 200대 도시들이 많다. 때문에 미국 중부나 북유럽 내지는 남유럽에서 시작하는 게 한가지 방법이 된다.

 - 여객수요는 성수기와 비성수기에 널을 탄다. 가격을 조절해서 매 시기 100%를 맞추면 베스트겠지만 이건 인간이 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고, 비성수기에 점유율 70%선을 유지하는 가격을 설정하면 대충 괜찮지 않을까.

 - 여객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건 도시 비즈/여행수요의 합, 항공기 만족도, 세계여객수요, 가격 등. 특히 이코노미는 여행수요, 비즈니스는 비즈 수요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 장거리 노선이 더 돈이 되긴 하지만 경쟁에 약하기 때문에 단거리를 중심으로 운영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슬롯팅이 문제.

 - 화물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건 도시간 비즈 수요의 합 뿐. 비즈가 극단적으로 높은 룩셈부르크가 화물에서는 메카. 하지만 그건 컴퓨터도 마찬가지다!

 - 화물은 장거리를 추천하지 않는데, 장거리 화물기 수요를 가득 채울만한 항로가 잘 없다는 게 문제. 장거리 화물기가 너무 커서 문제다.

 - 항공사들이 무너지기 전인 초반에는 특히 대도시 슬롯이 바닥나기 쉬우므로 관심 있는 도시라면 슬롯을 미리 사제기해두는 것이 좋다.

 - 표기되는 항로 수익에는 슬롯비, 정비비, 지상 직원 비용, 유류비, 감가 상각비 등은 불포함이며 항공 서비스 및 운항으로 인한 택스 등 잡비만이 포함될 뿐이므로 실제 재표는 따로 계산하여야 한다. 특히 문제가 되는게 감가 상각비. 이런 걸 다 합쳐 계산하면 손익점이 생각보다 높다.

 - 1961년 초반에는 돈이 모이면 TU-104를 사서 단거리 항로를 잇고 707을 리스해서 수요가 높은 독점 항로는 교체.. 하는 방식으로 가면 된다. TU-114도 나쁘진 않다.

 - AN-24는 화물 경쟁이 심하진 않는데다 내가 노선이 있다고 컴터가 안들어오는 것도 아니므로 쓰지말자. 737-200F나 737-300F까지 기다려도 늦지 않는다고 본다.

 - 장기적으로 리스가 손해는 맞지만 같은 돈으로 비행기 한대 vs 6대 리스 해서 수익 비교하면 리스가 더 높을 수 있다. 거기에 오프라인판은 항공기 매각시 가치의 60%만을 받을 수 있어서 감가상각은 보이는 수치보다 더 크게 잡힌다고 봐야 한다. 사실 리스의 가장 큰 문제는 항공기가 다양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707-120 외에는 딱히.

 - 유류고, 정비소는 원래 온라인판에서는 캐쉬템이라고 한다. 당연히 좋겠지? 유류고는 글로벌하게 적용되고 정비소는 해당 공항을 이용하는 항공기에 한해 적용되므로 잘 고려하자.

 - 허브 앤 스포크가 딱히 엄청 좋진 않은데 정비소, 카운터 및 오피스 운영상 집중의 이익이 없지는 않으니까 판단은 알아서.

 - 컴퓨터가 경제위기때 망하는 걸 보면 소련 항공기로 떡칠했다가 위기시 수요감소+유가상승을 못이겨내고 적자가 누적되면서 망한다. 즉 플레이어는 이렇게 하면 안 되겠지?

 - 일단 작은 비행기를 넣었다가 수요 오버한다 싶으면 큰 비행기로 착착 바꿔가면서 최적을 찾아가면 됨. 747은 왠만한 노선이 아니고서는 어렵다.

 - 1961년 시작하면 광고비 직원 교육비는 최대 넣고 시작하자. 이것 때문에 비행기 몇 대 못 사도 장기적으로는 이익이라 생각한다.

 - 이건 나름 팁인데, 여력이 되는 한 빠른 시일에 각 대륙에 노선을 하나씩은 넣어서 광고를 일찌감치 시작하는게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뭐 초반에는 북미-유럽-아시아로도 충분하겠지만.

 - 큰 비행기 단거리에 넣는다고 문제되진 않지만 보통 큰 비행기는 퍼스트가 있는데 너무 단거리는 도시 수치는 높더라도 퍼스트는 잘 안 찬다는 점은 생각해서 좌석 갯수를 조절하자.

 - 10년마다 좌석 옵션 및 퍽이 생기는데 자동으로 최고치가 선택되는 게 아니므로 항공기 구매시 확인. 돈 좀 들여서 만족치 높아지는게 낫다.

 - 공항을 사면 슬롯비, 오피스비 등 시설 이용료가절약 (장부상으로는 항공사 지출/공항 수입으로 잡혀 결과적으로 또이또이) 되고 다른 항공사들에게서 징수할 수 있으며, 항공기 운항에 따른 별도 택스도 징수된다. 2600짜리 대도시 공항 풀 슬롯 상태에서 대략 5만정도의 월수가 나오는데 여기서 택스 징수는 별도인 것 같다. 그렇다 해도 100개월은 걸려야 본전이긴 하지만 간편하게 안정적인 수입을 올려주는 건 장점. 

 - 공항 부대 시설은 내 여객 이용객 많은 곳에 여행사 만들어주면 수익률이 생각보다 좋다. 리무진도 나쁘진 않고. 호텔은 항공 운영과는 무관히 도시 스탯에만 영향을 받는다니 주의.

 - 경제위기는 도시 스탯이 깎여나가는 것이라 성수기/비성수기 변동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 경제 위기 후 회복되는 과정에 랜덤성이 약간 있으므로 주시하자. 신경도 안썼던 도시가 스태합 600이 넘는 대도시가 되었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