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

전국무쌍 크로니클 3

ins12 2016. 10. 14. 22:02

 코에이의 무쌍 시리즈는 컨셉을 워낙 좋아하지만 플레이타임이 조금 부담스럽기도 해서 관심은 주되 많이 한 게임은 아니다. 특히 엠파이어즈같은 사이드킥은 거의 안했는데, 그래서 크로니클 시리즈도 당연히 이번이 처음. 이 시리즈의 컨셉은 커스텀 주인공이 전국에 뛰어들어 난세를 헤쳐나간다는 것으로, 크로니클2에서는 굉장히 호평이었던 모양. 근데 정작 해보니까 주인공이 주도적으로 뭘 하긴 하지만 대사가 없어서 존재감이 없다보니 그냥 스토리를 관조하는 것 같다. <고우>에서 고우의 역할이라고 하면 대충 전달되려나? 그런 면에서 컨셉이 잘 반영되지 못한 것 같다.

 전투 방식은 전국무쌍4의 전투 시스템을 가져온 것 같은데, 3~4명 팀으로 미션 클리어 식으로 바뀌었다. 이전부터 무쌍에는 원래 대장이 이렇게 저렇게 하라는 식으로 명령을 내리는 개념이 있었지만 이걸 좀 더 확실하게 해 준 셈. 전투당 참전 캐릭이 늘은 것은 내 취향에는 좋았지만, 누군가에게는 단점이겠지? 조작 면에서는 기존 통상/차지 외에 신속이 추가되면서 패턴이 좀 더 다양해졌지만, 신속은 잡병 잡는데 특화된거라 신속 중시 무장의 경우 성능이 영. 사기의 효과가 강력한 건 컨셉면에선 괜찮았고 난이도 높이는 방법으로도 좋다고 생각하지만 하는 입장에서 보면 방어력이 너무 높아져서 좀 괴롭더라.

 시나리오는 좀 그런게, 무쌍의 시나리오 모드란 역사를 계속 따라가면서 코에이식 동인 캐릭터 해석을 넣는 거라 맨날 세키가하라 나오고 미츠나리랑 키요마사랑 싸우고 히데요시는 웃을수 있는 어쩌고 ㅈㄹ하는게 패턴이 똑같아서 슬슬 식상하다. 이걸 아니까 계속 신캐릭을 넣어서 베리에이션을 주는 건데 점점 임계에 도달한게 아닐까. 뭐 지방 다이묘들에 좀 더 초점을 준다 쳐도, 무쌍 본가인데 혼노지 세키가하라가 안 나올 수는 없으니까. 그래서 갠적으로는 캐릭터들을 자유롭게 엮을 수 있는 IF 시나리오들을 더 선호했는데, 크로니클3의 IF시나리오들은 다 해놓고 보니까 이거 패턴이 전부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는 생불급 주인공->흑화한 누군가가 배신하고 동료를 잃은채 배드->2차 IF로 흑화한 적을 정화하고 승리! 로 똑같다. 에잉.

 무쌍이 요구하는 으리으리한 노가다는 애초에 할 생각이 없었으니 논외로 하자.

 재미없게 하진 않았지만 아무래도 범작이고, 사이드킥에서 기대했던 색다른 즐거움보다는 기존 무쌍 본편을 답습한 것 같은 답답함이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사실 이거 할바엔 그냥 전국무쌍 4 하는게 나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