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후덕후

그리자이아 시리즈 TVA

ins12 2016. 11. 23. 00:00

그리자이아 시리즈는 한 두번씩 언급되던 에로게라, 애니가 나온다길래 호기심에 뽑아뒀었다. 당연히 내용은 잘 모르고, 그냥 어감을 보니까 뭔가 크툴루 어쩌고 하는 코스믹 호러 판타지 계열이려나? 했는데 별로 그런 건 아니더라구.

과실편은 에로게다운 루트 전개였는데 미궁부터는 그냥 일직선. 그래서 분량이 부족하고 일직선 진행인 애니에서는 여러모로 미궁/낙원이 더 어울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과실편은 각 루트별 하이라이트만 뽑아서 애니화했다는 느낌? 근데 그게 아마네편 버스사고 에피소드가 워낙 강렬해서 다른 에피소드는 기억이 안나+사실 이 에피소드만 뒤랑 연결되고 나머지는 그냥 그런일 있었지 하는 정말 에피소드에 불과해, 라서 결국 아마네 외에는 그냥 인원 채우기인가? 싶은 뭐 그런 느낌이 있었다.

미궁편은 카즈키의 사랑이 무거웠지만 그냥 저냥이었는데 낙원 초반은 미궁에서 끝난 줄 알았던 유지의 과거편이 계속 이어져서 좀 당황했다. 대체 유지의 과거를 이렇게 공들여서 보여줄 이유는 뭐였나 싶은데, 카즈키에게 조교당하다가 오슬로에게 낚여서 별꼴 다 봤다가 아사코에게 구원받았다 끗 아닙니까? 미궁 하나로 끝난줄 알았더니 해병대는 왜 갔나 모르겠어. 후반은 그분 등장 이후로는 그냥 그분 계획대로 다 돌아가는게 역시 천재가 등장하는 이야기는 다 이렇게 되는건가 싶고. 를르슈가 삽질을 많이 한게 코드기아스를 더 매력적으로 만든게 아니었을까 한다.

에로게 원작 애니가 다 그렇듯이 축약이 많고 또 그게 뻔히 보일만큼 절단면이 거칠어서 애니로써는 만듦새가 좋지 않긴 하지만 요새 근성으로는 이거 원작 잡아봐야 읽다가 지칠 것 같고 사실 더 읽고 싶은 생각도 없기도 없고, 그냥 엑기스 축약으로는 괜찮은 수준이 아니었나 싶다. 적어도 미궁/낙원은 과실보다는 짜임새가 낫더라고.

갠적으로는 JB가 제일 취향이었고 카즈키는 원래 이런 캐릭터는 좋아해서 2위로. 히로인 5인방은 글쎄, 애니에서는 존재감이 딱히 없어서. 차라리 JB가 비중은 더 크지 않았나? 미궁/낙원 보고 나니까 과실 스토리는 기억이 옅어져버려서 딱히 기억이 안나는게 문제네. 그나마 아마네도 그냥 드라이버라서 엄.

성우는 에로게의 베테랑은 다 출동에 미즈하시 씨, 시미즈 아이씨의 구성. 시미즈 아이씨는 마이히메의 미코토 이후로는 기억에 없었는데 사치는 마음에 드는 톤이었다. 요새는 성우보다는 프로레슬링이 더 본업이신 것 같지만. 에로게 성우들은 정말로 잘 모르기 때문에 뭐라 할 말이 없네. 잘 모르는데 아는 이름이긴 하더라, 는게 정말 그 판에서는 제일 높은 성우들을 썼다는 이야기 되시겠다.

여튼 오늘날 에로게로써는 꽤나 신경써서 밀어볼 만 했던 IP였던 것 같고 몰입감 있는 스토리가 받춰져서 어느 정도 하긴 한 것 같은데, 업계 탑 클래스 작품이라기에는 예전 에로게들이 좀 많이 잘나갔지? 과학 어드벤쳐같은건 예전이면 에로게로 나왔을 것 같아서 장르가 몰락해 가는게 눈에 뻔히 보이지. 글쎄, 사실 예전에는 야겜이 이렇게 잘 나가는게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하지만 막상 이렇게 되니 좀 아쉽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