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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파크 레스토랑

어릴적 아버지 회사에서는 연말마다 지역 레스토랑 금액권을 선물로 주었다. 그때는 그런 가외수입이 꽤 많이 나오던 시대였다. 그래서 연말마다 레스토랑을 가서 칼질을 하는게 우리 가족의 연말맞이였다. 문수동 언덕 위에 있던 레스토랑을 가장 많이 갔던 것 같은데 상호나 위치가 기억이 나지 않고, 나중에는 교외에 있던 레스토랑도 한번 갔었던 것 같다. 하지만 왠지 기억에 남는 곳이 거북공원 옆에 있던 시티파크 레스토랑이다. 당시 여수와는 달리 여천에는 경양식 레스토랑같은 고급(?) 가게는 없었는데, 처음으로 시내에 생긴 것이 시티파크였고 거북공원 옆에 건물도 눈에 띄어서 나름 동네 화제였던 곳이었다. 연말에 아버지가 식사권을 받아오셔서 갔을때 어린 마음에 고급스러움에 놀랐던 기억. 스크린에 프로젝터로 지브리 영..

카테고리 없음 2021.02.18

플레비 퀘스트: 더 크루세이즈

예전에 텀블벅에서 개발한다고 글을 봤던 기억이 났지만 후원은 하지 않았었는데, 이후 완전히 까먹고 있다가 발매일에 맞춰 대대적으로 홍보하길래 구매 후 첫 시나리오인 왕자의 게임 클리어.Light 크킹이라고 홍보가 나갔는데 실제로는 패러독스의 대전략류와는 많이 다른 게임이다. 역사겜이라기에는 고증이 너무 빈약해서 캐쥬얼 땅따먹기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전투 외에도 즐길 거리가 많다고 했지만 프리플레이를 보면 게임 목표가 죄다 땅따먹기. 내정 중심 게임이라고 홍보를 하더니 내정 개념, 그러니까 자원의 획득량을 늘리기 위한 수단은 교역 외에는 없고 땅을 넓혀야만 한다. 이게 왜 내정겜인지.내정에 고민할 요소는 병종별로 자원이 달리 들어가는데 영토에서 모두 얻을수 없다는 것. 아마 교역으로 얻으라는 모양이지만, ..

카테고리 없음 2020.04.13

단간론파 3 - The End of 키보가미네 학원

1편, 2편 게임을 모두 플레이했고 나름 재밌게 즐겼지만, 그럼에도 이 단간론파 시리즈를 좋아하세요? 라고 물으면, 역시나 그건 아니라고 대답할 수 밖에 없다. 학생들간의 살인 게임이나 잔혹한 연출이 지나치다고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플레이할 때도 재밌다기보다는 부담감으로 플레이했었고, 실제로 재플레이 의욕은 거의 없다시피하니까. 절절소에 이르르면 초등학생들을 데리고 뭐하는거지 싶어서 1화만 클리어하고 아예 봉인해 버렸지만, 그럼에도 결국 끝이 궁금했고 애니로 나온 3편 애니를 보게 된 것이다. 미래편과 절망편으로 나뉘어 있지만 실제로는 주 2회, 미래편과 절망편 순서로 번갈아 방송되었고 내용이 풀리는 순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총 24화 애니메이션으로 보아야 한다. 미래편은 2편 직후의 이..

카테고리 없음 2020.02.17

자물쇠 잠긴 남자

아리스가와의 작품은 항상 성실한 소설이라는 인상을 받는다. 글을 매끄럽게 써서 그런지, 시마다, 아야츠지 등과 달리 그로테스크함을 완전히 배제해서 그런지. 자극적인 살인 현장이 드물고, 캐릭터들에 생동감이 느껴진다. 결국, 글을 잘 쓴다는 이야기다. 그런 아리스가와의 작품이 전자책으로 나왔길래, 어짜피 최근은 알라딘이 중고 재판매를 단일가로 매기는 바람에 재미도 없어져서 전자책으로 바로 구매했다.오사카의 한 호텔에서 수년간 살다가 목을 맨 채 발견된 남자의 죽음이 자살인지, 타살인지를 쫓으며 남자의 과거를 파헤치는 작품. 어느 정도 과거가 밝혀지면 트릭 풀기에 나설 줄 알았는데, 흔한 방 그림조차 없을 정도로 트릭에는 무심하다. 동기를 통해 범인을 찾아야 하는데, 언급이 있었다면 있었겠지만 그렇게 성실한..

카테고리 없음 2020.02.06

신 사쿠라대전

공략 안보고 뵈지도 않는 브로마이드 쫓아다닐 때는 한참 걸리더니 공략 보고 이벤트만 쫓아가니까 장당 2시간정도면 되더라. 역산하면 총 플탐은 20시간이 못되려나. 사쿠라대전 시리즈는 "격! 제국화격단"이랑 "깃발 아래"에서가 노래가 좋아서 이래저래 관심은 많았는데 죽은지 좀 된 시리즈라 접하기가 쉽지 않았다. 콘솔 한글판이 없는 것도 아니고 에뮬이 안 돌아가는 것도 아닌데 묘하게 손이 안가더라구? TVA와 OVA만으로는 스토리나 캐릭터를자세히 알기 힘들었고. 하지만 영감님들은 다들 좋아해서 이야기는 나오니까 뭐랄까, 겪어보지 못한 황금기의 상징? 그런 느낌이라, 하지만 히로이 오지가 구설에 휘말리면서 사실상 업계를 떠나고, 후지시마 코스케도 스캔들을 일으키면서 강판되었으니, 사쿠라대전이 다시 살아날 일은..

카테고리 없음 2020.01.06

나이브스 아웃

대충 이름만 전해듣고 괜찮다 그래서 봤다. KNIVES OUT이라는 명칭이었구만. 제발 번역 좀 해라 번역좀. 시체가 발견되고, 주변인이 의심받고, 탐정이 나타나고, 탐정이 좀 얼빠진 것 같고, 그리고 사건은 예견치 못한 곳으로. 용의자들의 연기가 좋았다. 크리스 에반스는 캡틴 아메리카로 얻은 바른생활 청년 이미지가 있는데 감독에 따라 써먹기 좋은 것 같다. 다니얼 크레이그의 어투 연기가 마음에 들었다. 뭔가 XCOM의 Hello commander 느낌도 나는 것 같고? 감독이 들어본 것 같더니 라스트 제다이 감독이었다. 넷정치질을 비아냥대는 느낌이 있더니 역시나였다 싶어. 하하하!

카테고리 없음 2019.12.13

알라딘 (2019)

디즈니가 의욕적으로 내고 있는 실사 영화 시리즈. 왜 애니가 있는걸 굳이 실사로 또 만들어야 하지? 라는 생각, 그리고 이 시리즈에서 처음 봤던 이 워낙 실망스러웠기 때문에 기대를 완전히 접은 시리즈였지만, 은 신통찮던 초기 반응에 비해 굉장히 롱런 (현재 800만+!) 한데다가 평들도 좋아서 봤다. 원작 애니메이션 알라딘을 안 본 상태였기 때문에 독립된 영화로써 즐길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흥겹고 즐겁고 좋은 이야기였다. 노래도 좋았고. 하지만 직구로 날라오는 메세지는 좀 삐걱거리는 느낌이었다. 좀 물음표도 있었지만 지니가 흥겨웠으니 괜찮았습니다, 였지만. 원작 애니메이션을 보고 나서 보니 실사판의 흠결이 더 보인다고 할까. 원작의 매끄러운 권선징악에 비해 이런 저런 개변을 한 탓에 스토리가 좀 더 삐..

카테고리 없음 2019.07.08

엑스맨 다크 피닉스

폭스 엑스맨의 마지막이 될 것 같은 . 개봉 연기하고 재촬영한다 그래서 큰 기대는 없었지만, 뭐 그냥저냥.다크 피닉스는 엑스맨에서는 꽤 중요한 에피소드인지 싱어 판과 리부트판 모두가 다루고 있는데, 글쎄, 진 그레이가 그 정도로 심도있는 캐릭터인지, 진 그레이가 피닉스가 된다는게 그렇게 대단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주는 에피소드인지 모르겠는 것이다. 염동력 묘사가 항상 밋밋해서 그저 그랬는데. 차라리 스톰이 반전해서 지구의 기후를 투모로우로 만들어서 어쩌구.. 가 임팩트는 더 있지 않나? 여튼 그렇게 삐딱한 마음인데 눈요기가 센 것도 아니고 초중반은 진 그레이가 반전하는 식상하기 딱이 없는 전개라 정말 지루했다. 퀵실버도 몇번 보니까 그저 그렇고, 특히 이번엔 새 뮤턴트가 눈요기로 나온 것도 아니었어서. 그나..

카테고리 없음 2019.06.06

환상의 여인

윌리엄 아이리쉬의 . 갈기갈기 찢겨저서 언급하는게 우스울 정도인 소위 '3대 소설'의 일각이다. 어쨌든 내가 처음 추리소설을 읽을 즈음은 아직 검증이 완전치 않았던 때라, 잡지에서도 종종 언급했던 목록인데도 은 읽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그때도 '3대 소설'의 허위라는 건 들었었어서, 과 가 걸작인건 분명하니, 그 리스트가 허위인 이유는 에 집중되어 있을 것이라는 '편견' 때문이었다. 뭐, 윌리엄 아이리쉬가 훌륭한 작가일지언정 추리 소설로 엘러리와 여사님은 너무 큰 거목이니깐. 그렇게 잡은 이지만, 정말 재미있는 스릴러 소설이다. 도입에서 세세하게 묘사한 뉴욕의 하룻밤이 몇 페이지 지나지 않아 남김없이 부정되는데서 서스펜스를 느끼고, 이후에는 극에 올라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추리 소설로써는 허술하기 ..

카테고리 없음 2019.05.11

요리장이 너무 많다.

얼마 전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엘릭시르가 낸 고전 미스테리 걸작선 몇 권을 집어와서, 하나 둘 독파하고 있다. 그 첫 타자는 . 도서관에서 동서 해적판으로 몇 번 표지를 봤던 작품이네. 고전 영미 황금기의 소설이라고는 엘러리와 여사님을 주로 읽었고 하드보일드로의 '시대의 변화'를 보여준다는 가 취향과는 좀 거리가 있었어서 꺼려왔지만, 자주 본 제목이라는 점에서 과감하게 도전. 네로 울프와 아치 굿윈이 벌이는 만담이 주된 재료로, 따지면 라노베와 좀 유사한 게 아닌가 싶다. 이 만담을 얼마나 매력적으로 느끼느냐가 포인트일 것 같다. 15인이나 되는 셰프가 등장하지만 정작 중요한 캐릭터는 몇 없다. 남부의 흑인차별을 엿볼 수 있는 씬은 후대에 다시 읽는 사람으로써 매력적인 부분. 정작 추리소설로는 글쎄, 일단..

카테고리 없음 2019.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