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야기

동방지령전 플레이후기

ins12 2012. 12. 1. 22:29

 왠지 동방시리즈를 좋아한다고 하면 덕후덕후중에서도 초 하급 덕후 같은데 동방 처음 해본게 고등학교때니까 아마 04년인가 03년인가 그런 것 같다. 요요몽 영야초 해보고 제대로 꽃혔지만 고등학교때는 컴터가 없었으므로 제대로는 못하고, 어영부영 해서 이지 정도는 다 깨고 노멀에 도전하던게 08년이었던가 그랬던 것 같네. 노멀도 뭐 영야 노멀은 클리어하고 홍마향 노멀 도전하다가 홍마향은 정말 느무느무 어려워서 ㅈㅈ

 그러고 군대갔다오니까 지령전에 성련선까지 나왔던데 지령전은 휴가때 슬쩍 해보긴 했지만 그렇게 크게 감명있지는 않았고 - 사실 휴가때라 동방 하고 있을 때도 아니었고 - 성련선은 잠깐 해봤는데 너무 어려워!! 하고 ㅈㅈ.

 그러고 한동안 동방에는 신경 끄고 있었는데 여름에 감정의 마천루 들어보니까 뿌뿌거리는 싸구려 트럼펫 소리가 내 향수를 너무 자극하는거야. 그래서 못깨본 지령전 성련선 신령묘 도전. 신령묘는 좀 쉬워서 금방 깼는데 지령전이랑 성련선은 후............ 매일 매일 할 정도로 열심히 한건 아니었다 쳐도 너무 어려워서 진짜 ZUN씨 이지는 이지답게 좀........

 그래도 자꾸 부딪히니까 나름 익숙해져서인지 지령전은 깼다 유카리로... 유카리 나오면 왠만하면 유카리를 하는게 역시 정신건강에 이로운 것 같다. 스이카로 할때는 오링을 못깨서 어버버했는데 유카리로 시작하니 바로 우츠호.. 그다음 바로 클리어..... 유카리를 하세요.


 여기까지 잡설이었고 여튼 깼으니 이제 후기를 쓸 수 있을 것 같다.

 발매 당시에는 역대 최악 최흉의 난이도로 충공깽에 휩싸이게 한게 지령전이었고 지금도 쉽다는 생각은 안든다. 이지에서도 적절한 유도를 요구한다는 것이 어렵다. 이지슈터는 패턴화니 뭐니 그런거 모르는데 참, 돌이켜보면 풍신록 이지도 탄은 정말 많이 나왔고 5면 진행같은 경우는 패턴화를 요구했는데 풍신록은 금방 깨고 지령전은 왜 이리 오래 걸렸나 몰라. 탄속의 문제인가.

 음악은 좀 기교를 덜 부리고 멜로디를 중시하는 쪽으로 스타일이 변했나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동방답다고 평하는게 좋을 것 같다. 스테이지 진행과 싱크로가 잘 맞는 것도 여전. 마리사가 레이무보다 안좋은 것도 여전.....이런건 안 여전해도 되는데.

 이지임에도 반격탄 조준탄이 상당히 많은데다가 조여오는 스타일이라서 스테이지 진행이 굉장히 어렵게 느껴졌다. 도리어 보스들은 좀 편하지. 오링만 빼고...

 여러가지로 조금 매너리즘이 느껴지기도 한 풍신록에 비해 탄막 패턴도 크게 변화를 주고 우츠호의 초거대탄 같이 새로운 스타일을 보여줘서 대만족. 초거대탄이 특별히 더 어렵다거나 한건 아니지만, 핵융합이라는 설정에 잘 어울리잖아? 음악도 긴박하니 좋고. 탄막+캐릭터+음악의 뛰어난 조화가 동방의 인기 비결이니까. 카나코나 쇼토쿠가 좀 심심한 감도 있어서 우츠호의 강렬한 개성이 매우 좋았다고 생각.

 진행이 재밌었던 스테이지는 3면. 중보스 유기를 격파한 후에도 "못견딜 때 까지 쫓아와 봐!"하고 남아서 탄을 뿌리는 전개가 호쾌해서 좋았다.
 좋았던 음악은 사실 엑스트라의 라스트 리모트를 뽑고 싶은데, 뭔가 네크로판타지아 냄새가 나서 좋지만 내가 엑스트라 갈 실력이 안되므로 논외. 동방 음악을 평가하려면 탄이 뿅뿅대는 소리와 잘 어울리는지를 봐야한다는게 지론! 그래서 꼽은건.. 타이틀인 지령들의 기상. 왜냐면 지금까지 동방 하면서 타이틀곡이 좋다고 느껴진건 이게 처음이었다.
 재밌었던 스펠은 하나만 꼽기 어려운데 딱 하나 꼽으라면 유기의 오오에산바람(大江山颪). 이름답게 강풍이 휘몰아치는데 유라유라 흔들리면서 회피하는 느낌이 굿. 이지니까 피할만하다!

이하는 클리어한 거 리플레이로 찍어봤는데..... 뭐 실력은 보지 말고 스테이지 진행을 봤으면 좋겠네. 동방의 자랑은 음악과 탄막미, 그리고 회피의 즐거움이 매우 조화롭다는 점이니, 영상으로 봐도 즐길 수 있을 듯. 그리고 부디 즐겨 주시길. 덕후덕후들의 설정장난 소스 취급받기에 동방 슈팅은 너무도 잘 만든 작품들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