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후가 아닌 문화물 48

nano.RIPE - 影踏み

きみと目が合うたび赤く染まる頬を沈みかけたオレンジのせいにした 너와 눈이 마주쳤던 때 붉게 물든 뺨을 저물어가는 오렌지의 탓으로 했어 夢のような今を少しも色褪せずにココロにしまっておけたらいいな 꿈만 같은 지금을 조금도 바래지 않은채로 마음에 담아두면 좋겠네 細く長く伸びたふたつの影 まるで絵に描いたような夕暮れに 가늘게 길게 뻗은 두 그림자 마치 그림과도 같은 저녁무렵에 おかしなポーズを映す帰り道 笑い声こだまする 이상한 포즈가 비춰진 돌아가는 길 웃음소리가 메아리치네 細く長く伸びたふたつの影 重なった手と手が照れくさくて 가늘게 길게 늘어진 두 개의 그림자 마주잡은 손과 손이 부끄러워서 影を踏まれたら負けだなんて 言い訳に走り出す 그림자를 밟으면 지는거라고 변명하면서 달려가 버렸어 きみと目が合うたび赤く染まる頬を沈みかけたオレンジの..

벚꽃피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굉장히 유명한 이 작품을 이제야 잡았다. 나는 소설도 편식하는 편이라서 내가 안 읽어본 작가의 작품은 쉽사리 잡지 않고, 거기에 괜히 청개구리 기질도 있어서 요즘 유명한 작품은 또 잘 안 읽는다. 결국 이 작품을 잡은 것도 작가인 우타노 쇼고가 시마다 소지가 발굴해 데뷔시킨 신본격의 1인이라는 것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히가시노마냥 공장장이 아니라는 확신이 든 후에야 잡았다는 이야기. 요즘 뭘 잡아도 오래 잡지 못하는 증상에 거려 있었는데 순식간에 읽어나갔으니 흡입력이 좋다고 해야겠다. 사회파틱.. 아니, 이 정도의 사회의식은 추리소설로써는 기본이라고 할까. 확실한건 신본격같은 고전미는 별로 없다. 활극물에 가깝지. 조건만남으로 시작하는 첫 머리, 헬스클럽을 다니고 고교 후배가 나오는 전개 등에서 누구나 ..

어나더 에피소드 S

아야츠지 유키토의 (이하 어나더S)를 읽었다. 이 소설이 나온다는 정보는 들었었지만 읽지 않고 있었는데, 안 좋은 평을 하나 읽어서. 그래도 결국 잡았다. 는 청춘호러물로써 꽤 재미있는 물건이어서 좋았는데 말이지. 친구가 빌려갔는데 친구는 안 읽고 정작 친구 형이 읽고 호평을 주었다나 뭐라나. 어나더S는 미사키 메이가 만난 한 '사건'을 그린다. 본편과 연관은 거의 없고, 설정 몇 개를 따서 쓴 전형적인 사족형 소설이다. 그래서 악평이 붙은게 아닐까 하지만, 내가 읽기로는 아, 이거 아야츠지 소설이네 라는 특징이 녹아 있어서 즐거웠다. 사실 그 이상을 이야기하기도 어렵다. 그냥 이건 반전이 나오고 서술을 신뢰할 수 없는 아야츠지의 소설이다. 문제는 는 아야츠지의 소설 치고는 약간 이색작이라는 것이다. 그..

폭스가의 살인

를 매우 감명깊게 읽어서 -문제는 이제와서 보니 내용이 가물가물하다- 퀸의 라이츠빌 시리즈를 기대하고 있었고, 시공사에서 엘러리 퀸 전집을 재간한다고 들었을 때 가장 기대한 것도 그것이었다. 국명 시리즈와 비극 시리즈를 거쳐, 올해 드디어 라이츠빌의 1, 2권인 와 본작 이 재간되었고 읽어볼 수 있게 되었다 라이츠빌의 장점은 기존 퀸의 추리물과는 달리 추리 소설이 되었다는 것으로, 소도구에 그치기 쉬운 추리 소설의 등장 인물들에 생동감이 불어넣어져 있다는 점이다. 도 마찬가지로써 주요 등장 인물들의 내면이 어느 정도 드러나 있기에 그런 관점에서 읽으면 좋다. 물론 그것이 사회파의 경지에 도달하지는 않고 있다. 본작의 주인공 격인 데이브 폭스의 경우 2차 대전의 참전용사로써 PTSD에 시달리고 있는데, 비..

인터스텔라

크리스토퍼 놀란의 화제의 기대작 를 보았다. 국내에서 가장 크다는 IMAX 스크린이 있는 동네에 갈 기회가 생긴 관계로 거기서 보고 옴. IMAX F열에서 보다보니 저음에서 뿜어져 나오는 진동에 4DX가 필요없을 지경. 오감체험 IMAX! 감상 환경은 대만족했다. CGV는 서울에 IMAX를 늘려라! 늘려라! 이런저런 분석은 다른 놀란 팬덤에서 나온 글이 더 잘 설명하고 있을테니 순전히 내 감상만 적겠다. 내가 느낀 인터스텔라는, 끌라식이 되고 싶었던 상업 영화, 라는 것. 이런 우주 여행 영화의 영원한 고전이자 영화인들의 지향점인 큐브릭의 전설적인 걸작, 지금까지 이어지는 칭송을 받아 마땅한 전 시대(이제는 차마 우리 시대라고 할 수 없다)의 고전 를 강하게 의식했지만 상업 영화로써 갖춘 장식들 때문에 ..

북의 유즈루, 저녁 하늘을 나는 학

시마다 소지의 추리소설, 을 읽었다. 원제는 北の夕鶴2/3の殺人으로 번역하면 "북의 유즈루 2/3의 살인" 정도 되겠다. 1985년 작. 이제 80년대 작품들도 어언 3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일본의 버블이 아직 붕괴하지 않았던 시대.. 라고 하면 시간 감각이 느껴지는가? 그러나 일본의 80년대의 풍요란 오늘날 한국에 비해서도 모자람이 없는 것이기에 낡았다는 인상은 거의 없다. 이 소설을 평하자면 탐정 소설로 놓고 싶다. 어떻게 보면 하드보일드의 냄새도 난다. 탐정의 개인적 동인으로 사건을 추적하기 때문에 작품 내내 중심축이 사건에 있는 것이 아니라 탐정에 있다. 사건의 진상도 독자가 추리하기 굉장히 힘든 영역에 있다고 생각한다. 트릭에 대해 약간 말하자면, 이런 식으로 하늘을 나는 시체의 트릭은 이후 ..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시마다 소지의 를 읽었다. 이 작품은 사회파의 냄새가 짙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조선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소개도 얼핏 받았던 것 같다. 그래서 왠지 내키지 않았던 작품이기도 했다. 무거우니까. 하지만 실제로 읽은 소설은 페이지를 넘기기 시작하자마자 사건에 깊이 매혹되는 강력한 흡입력을 가진 소설이었다. 피에로가 등장하는 초현실적인 시체 증발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하나의 살인 사건을 추적하면서 사회의 폐부를 고발한다는 사회파의 형식을 그대로 갖추고 있다. 그럼에도 본격파의 거장 시마다 소지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기상(奇想)한 사건을 풀어낸다. 트릭 풀이로도, 사회 고발로도 훌륭한 뛰어난 사회파 추리의 표본이다. 소설은 끊임없이 뒤틀린 쇼와를 강조한다. 89년 발간이니 헤이세이 원년의 작품이고, 집필은..

말레이 철도의 살인

. 아리스가와 아리스가 이 작품으로 수상한 경력이 있다는 걸 얼핏 들었어서 이름만은 알고 있었는데 마침 정발되어서 읽어볼 기회가 생겼다. '작가 아리스' 쪽이다. 아리스가와 아리스는 신본격에 해당하는 작가지만 나는 추리소설보다는 추리소설에 능한 작가라는 인상이 있다. 의 청춘극에서 크게 인상을 받은 덕이다. 공교롭게도 의 트릭과 해답은 그렇게 경이로운 것이 아니기도 했고. 작가가 공정성에 꽤 마음을 쓰기 때문에 오히려 범인 맞추기는 쉬운 편이다. 도 그런 쪽이다. 이번 작 역시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작품 답게 범인 찾는 것 자체는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동기가 있을 만한 인물을 한정해 줬기 때문에. 하지만 트릭은 역시 알 수가 없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밀실 트릭인데, 밀실 트릭, 특히 이 작품에 등장한 ..

고전부 시리즈

요네자와 호노부의 청춘 미스테리 시리즈, 쿄아니가 2012년 멋지게 TVA로 영상화한 고전부 시리즈를 읽었다. 책이 정말 예쁘다. 많은 책들을 잡아봤지만, 책의 장정이 예쁘다고 느낀 책은 정말 몇 안되는데. 단순히 아니메의 인기에 편승해서 덕후들에게만 파는 물건이 아니라, 대중을 한번 공략해 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 같은 디자인이다. 일본판 디자인보다 나은건 당연지사고. 번역에서도 이쪽 물건이 흔히 쓰는 표기가 아니라 외국어 표기법을 따르고 있는 것도 그런 점이라고 하겠다. 반발이 좀 있었던 모양이지만, 일본 추리 소설이 한국에 들어오면 외국어 표기법을 따르는게 보통이다. 실제로 같은 물건은 여성독자에게 어필해서 나름 잘 팔았다니까,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겠지. 하지만, 그 대가는 라노베 1권 분량에 매..

백일홍 나무 아래

요코미조 세이시의 단편집인 를 읽었다. 점점 퀄리티들이 떨어지는게 느껴저서 주요작은 다 낸 건가, 했던 요코미조지만 은 마지막 작품이라고 하니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고, 이번 단편집은 단편집이니까 괜찮은 것도 있겠지 해서 집었다. 수록작은 , , , 그리고 표제작인 의 4편. 와 는 1948년 작으로 굉장한 초기작이고, 도 1951년작으로 초기. 가 1958년작으로 약간 뒤쪽이다. 요코미조 세이시의 대표적인 특징이라면 역시 전후 일본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한다는 것이다. 전후 일본은 봉건과 근대의 충돌이 전쟁이란 극적인 사건을 거쳐 더욱 격렬하게 빚어지는 시대이다. 때문에 요코미조의 소설은 여전히 봉건이 지배하는 시골을 배경으로, 재산과 핏줄이란 욕망이 휘몰아치는 사건을 그린다. 봉건의 망령이 일으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