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후덕후 100

걸즈 & 판처 : 이것이 진짜 안치오 전입니다!

걸즈&판처 (이하 )는 의 OVA로 본편에서 생략되었던 안치오 고교 전을 다루고 있다. 즉 끼워넣기다. 하지만 본편이 대히트를 거둔 후의 "신작 OVA"라 무언가 보여 줘야 한다는 압박감을 받을법한 프로젝트이기도 했다. 때문에 속편의 함정에 빠지지 않을까 우려했었지만 내 걱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매우 잘 나왔다. 의 미덕은 튀지 않는다는 것이다. 본편의 공백지에 그대로 끼워넣으면 딱 맞을 듯한 물건으로, 쓸데 없는 팬 서비스로 러닝 타임을 허비하지 않고 안치오 전만을 담백하게 보여준다. 심지어 조명되는 캐릭터는 메인 5인도 아니라 전차부원 A정도의 철저한 조연이다. 그런 지족을 아는 면이 좋았다. 어렵게 투자 받아서 만드는 몇 안되는 기회이니만큼 괜찮을 것 같은, 인기 있을 것 같은 요소를 이것저것 다 넣..

덕후덕후 2014.08.28

푸른 강철의 아르페지오 Ars Nova

밀리터리는 본질적으로 국가주의와 맞닿아 있고 때문에 일본에서 최근 잇따르는 밀리터리 모에화가 그렇게 탐탁치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알량한 애국심에 무차별적으로 극우 딱지를 붙이는 세태가 불만스럽긴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단언하기도 좀 미묘하지 않나. 밀덕계에서 2차대전의 독일군에 관심 갖다가 네오나치 되는 사례가 없는 것도 아니니까. 그래서 을 플레아하는 덕력 높은 양반들이 프로 매국노니 어쩌니 자조하면서 반대쪽에 조소만 날려대는게 그리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내 선은 그 사이 어딘가에 그어져 있는 셈이다. (이하 )는 내 경계선 안에 들어와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멘탈 모델의 이름인 구 일본군의 함명과 그 함선의 연결고리는 매우 희박하다. 모티브를 땄다, 정도로 넘어갈 수 있..

덕후덕후 2014.08.01

논논비요리

일상물이 많아지면서 일상물들도 단순히 미소녀들을 내보내는 것만이 아니라 나름의 특징을 잡아 특화하기 시작했다. 4차원적 개그센스와 백합으로 승부하는 라거나,,,,, 다른 일상물을 많이 보지 않아서 예를 들기가 어렵네. 같은건 좀 된 물건이고. 각설하고, 캐릭터만 잘 만들면 캐릭터들이 알아서 이야기를 만들어주는 일상물이라지만 그것만으로는 팔아먹기가 힘들다. 는 농촌이라는 낭만적인 배경을 꺼내들고,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같은 반에서 생활하는 분교를 배경으로 삼아 기존의 학원물과는 다른 세계관을 만들어냈다. 이런 배경의 특수성이 를 다른 일상물과 차별화하는 포인트이다. 따라서 이 작품에서 배경인 농촌 공간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오히려 캐릭터의 하나라고 할 것이다. 1화를 보면 아니메가 시작하고 캐릭터 소개는 ..

덕후덕후 2014.07.05

소드 아트 온라인

은 부대에서 1권을 읽어봤었는데, 별 인상을 받지 못했다. 1권의 스토리라인이 그렇게 인상적인 건 아니니까. 게임에 갇혔다, 데면데면하던 게임 내 최고 미녀가 갑자기 달라붙는다, 같이 던전을 깼더니 결혼하자고 한다, 둘이서 알콩달콩 잘 살다가 보스를 잡으러 간다, 보스를 잡고 났더니 공장이 범인이었어! 그리고 범인한테 이겼다. 게임 끝. 나쁘게 말하면 개연성이 없는 양산형 게임 판타지물의 전개다. 나중에 후속권들 읽어 보니까 외전을 낑겨넣어서 어떻게든 개연성을 이어보려는 노력이 보이긴 했다. 나름 성공했다고도 생각하고. 단편을 더 잘 쓰는 것 같은데,, 하여튼, 그래서 의 TVA가 기대작 취급을 받고 놀라운 히트를 기록한 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특별한 게 없었으니까. 아니메를 보니까 돈을 ..

덕후덕후 2014.06.21

WHITE ALBUM 2 TVA

기대를 많이 했고 기대한만큼 재밌었다. 역시 치정극은 에로게. 그리고 안심의 마루토 퀄리티. 적절한 선곡을 통한 연출이 돋보이는 웰-메이드 아니메. 호평 일색인 원작에 이 정도 아니메화인데도 3천장 팔렸다는 건 에로게 시장 화력이 이 정도 수준이라는 의미일지도 모르겠다. 하긴 노골적인 모에팔이와는 살짝 거리가 있는 스토리이다. 그 의 후속작 타이틀을 달았으니까. 00년대 초반까지 이어진 에로게 전성기때의 편린이 10년대에 출연한 이레귤러. 이야기의 초점이 하루키-세츠나-카즈사에 매우 집중되어 있어서 서브 캐릭터는 한마디도 안하는 화도 많다. BD 특전인 픽처 드라마에서는 하루키에 성우를 빼서 웃었다. 게임 분위기를 살린다는 컨셉인지. 근데 콘솔판 게임에도 없나? 콘솔판은 해본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네. 슈..

덕후덕후 2014.06.16

Steins;Gate

표기가 독특해서 -혹은 덕후틱해서- 이름만 알고 있던 를 내가 게임까지 하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관심이 생길랑 말랑 할 때 한참 극우 논쟁이 터졌었고 해서. 닳고 닳아서 이제는 피곤하게 느껴질 정도 되니까 할 마음이 나더라고. 마침 한글화 정발도 됐고. 한글화 정발되면 호기좋게 67만장을 사겠다던 놈이 67만장은 물론이거니와 단 1장도 사지 않았다는 것이 유머지만. 업계 사람들이 R웹 댓글에 반응해선 안되는 이유에 한 줄 추가. 초반에는 타임머신의 과학적인 근거를 들겠답시고 너무 줄줄 읊어서 잘 안넘어갔다. 다루가 딱 전형적인 찬넬러 캐릭터라서 싫었고, 사건이 없어서 지루하기도 하고. 루프물이라서 그것이 필요한 과정이었다는 건 맞는데, 이렇게 길 필요가 있었을까. 모두들 6장부터 진짜! 라고 하는게..

덕후덕후 2014.06.14

데이트 어 라이브!

라노베답게 만화를 글로 옮긴듯한 묘사가 많고, 번역은 좀 미묘하다. 라노베니까 대패질에 가까운 번역이니 별 수 없겠지만, 고유명사 체크같은 기본적인 것은 좀 해줬으면 좋겠다. 미소녀를 꼬셔서 세상을 구한다!는, 세카이계스러운 배경설정에 한없이 덕스러운 갸루게 전개를 집어넣은게 포인트. 특별한 설정 위에 정석적인 전개라 결국 히로인의 매력에 의존한다. 꽤나 흔한 한때의 유행같은 물건인데 재미는 있다. 가면 갈수록 초기의 DATE! 란 설정은 퇴색되고 전기물 느낌이 강해지는데, 아무래도 특별함을 갉아먹는 느낌이지만 엔딩을 내려면 어쩔 수 없겠지. 능력자들간의 배틀물은 소년물의, 그리고 중2병물의 대표적인 주제니까 너무 끌지만 않는다면 인기 유지에는 문제가 없을 것 같지만. 아니메 이야기를 하면, 뭐 내용이야..

덕후덕후 2014.06.07

우주를 달리는 소녀

는 선라이즈 스튜디오 8의 작품이라고 해서 보려다가 평이 너무 안 좋아서 보류했던 물건. 나는 는 명작으로 높게 평가하지만 는 조금 미묘했고, 는 평작 이상이라고 생각하는데 외적으로 좀 욕을 많이 먹는 물건이지. 이 3작 이후로 스튜디오 8이 새롭게 오리지널 설정을 짜서 내놓은 물건이 인데, 능력자 배틀에 가까웠던 , 와는 달리 좀 더 큰 이야기를 다루고 싶어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나 역시 실패했다는 쪽에 한 표를 던져야겠다. 재미 없게 본 것은 아니다. 흥미를 돋구지 못하는 이야기였던 것도 아니다. 캐릭터가 매력이 없던 것도 아니다. 아닌데, 다 조합해놓고 보니까 굉장히 미묘하다. 재미는 있었으니까 어디서 주장하는 대로 역대급 망작이라고 할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지금의 완성물은 작품의 포텐셜을..

덕후덕후 2014.05.27

무용지용

네이트 웹툰 무용지용. 작가분 이름이 이수현이길래 임달영이랑 협업하는 이수현? 하고 생각했지만 그림 보니까 아닌 것 같다. 사학 비리를 캐기 위해 여대 무용과에 여장하고 잠입한 기자 차지용의 열혈 취재기.......가 아니라, 여대_기숙사에서_노닥대기 웹툰 되시겠다. 뭐 취재고 자시고 TS물의 클리셰를 죄다 들이부은 물건이긴 하지만 이야기가 재밌다. 캐릭터도 괜찮고, 그림도 예쁘고. 끝이 어떻게 날 지는 모르겠지만 거창한 이야기는 아닌 것 같으니 소소하게 잘 끝나지 않을까. 완결이 머지 않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여고가 아니라 여대로 설정한 건 역시 한국이니까 그런 걸까. 일본식 학원물의 느낌이 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대학이란 배경에 괜찮게 녹여냈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일본식 학원물을 한국에 적..

덕후덕후 2014.05.20

School Days

Nice boat라는 전설적인 감상평으로 유명한 를 보았다. 스쿨데이즈의 이름은 이것이 발매되던 그 때부터 알고 있었다. 선혈의 결말은 굉장한 센세이션이었으니까. cg는 없으니까 영상을 프루나에서 구해보려고 검색했던 꼬꼬마때의 기억도,,, 그런데 이거 에로게는 05년작이구나. 고등학생 때라고 생각했는데. 얀데레라는 단어를 유행시킨 덕후계에 한 족적을 남긴 작품이니 일반적으로 상당한 지뢰로 평가됨에도 불구하고 연출과 스토리 구성이 괜찮은 면이 있지 않을까 해서 잡았다. 워낙 인지도 높은 화제작이니까 뭔가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했던 것. 실제로 '너무 잘 만들어서 욕먹은' 물건도 여럿 있지 않은가. 원작과 아니메는 다르기도 하고. 하지만 는 실제로 지뢰작이라는 평가를 내려야겠다. 왜 그러냐면, ..

덕후덕후 2014.05.01